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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 면담, 결렬이 예상된 장면들
  • 김선 논설위원
  • 등록 2024-10-22 10:27:32
  • 수정 2024-10-22 10: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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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곡절 끝에 이뤄진 윤-한 만남, 예상대로 빈손 만남, 맹탕 회담이 되어버렸다
  • 대통령실 공식사진으로 본 윤-한 만남, 대통령의 의도와 태도들
  • 윤-한은 답이 없고 장외투쟁에 나선다는 민주당. 나라가 걱정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이 어제 이뤄졌다. 그 어떤 A매치 보다도, 어떤 국빈만찬 보다도 더 주목됐던 윤-한 면담. 온 국민이 진저리를 치는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한 해법이 나오려나 하는 실낱같은 기대가 있었는데 윤 대통령이 김여사와 관련한 한 대표의 3대 요구사항을 모두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국 81분의 맹탕회동(클릭)이 됐다. 


사실, 이들의 만남에서 별 대책이 안 나오리라는 건 예상된 일인데, 대통령실에서 공식 배포한 사진과 면담 뒷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여당과 용산은 답이 없고 지지율도 국정도 윤석열 대통령이 기적적으로 각성하지 않는 한 어떤 것도 풀릴 것 같지가 않다. 



1. 어색한 만남 


취재 기사들을 보면 대통령실은 파인그라스에서 한 대표를 10여분 정도 기다리게 했다고 한다. 자연스러운 야외 산책 모습을 보여주려고 만남 장소를 야외로 잡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굳이 밖에서 기다리게 한 것은 썩 예의차리는 모습은 아니다. 


(사진: 대통령실) 

2. 1대 몇? 한동훈을 맞이한 용산 참모들


대통령은 정진석 비서실장과 수석들, 비서관들을 대동하고 한 대표를 맞이했다. 애초에 한 대표는 단독 면담(소위 '독대') 를 요청했으나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것으로 조정되었고 그러자 한 대표측에서는 대표 비서실장도 배석하게 해달라고 재차 요청했지만 그것 역시 거부. 한 대표의 요청에 대통령실이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뒷말도 나왔다. 그냥 용산이 하자는 대로 하라는 것. 

결국 한 대표는 자신 측 배석자를 동반하지 못한 채 혼자 용산으로 간 셈이고 윤 대통령은 참모들(비서관급까지)을 줄줄이 대동하고 한 대표를 맞이하는 모양새가 됐다. 대통령이 면담 방식 조정부터 한 대표를 압도하고 세를 보여주는 느낌까지 들 정도.    


(사진: 대통령실) 

3. '의전비서관'이 왜 거기서 나와?


대통령실은 홈페이지 '대통령실 뉴스룸' 에 총 9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언론이 찍은 사진이 아니라 대통령실 전속 사진작가가 촬영한 공식 사진이다. 전속 사진은 의도를 갖고 촬영되고 선별되어 공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9장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음 사진이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걷고 있는 옆, 대통령 쪽에 서서 걷는 사람은 이기정 의전비서관이다. 이 비서관은 당초 홍보비서관으로 용산에 들어갔는데 김건희 여사의 대학원 동기로 김여사 라인으로 알려졌던 김승희 전 의전비서관(선임행정관에서 승진) 이 자녀의 학폭 문제로 사퇴하게 되자 의전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의전비서관도 용산 초기부터 '김여사계' 로 알려진 사람이고 여당 지도부가 '김여사 라인 인적쇄신' 을 요구할 때 언급되었던 인물이다. 풍문에는 김여사가 2부속실을 두지 않는 대신 의전을 통해 대통령의 행사와 메시지를 '꽉잡고' 있다고 한다. 이 비서관은 YTN 기자 출신으로 의전이나 행사, 일정 등 관련 업무를 해 본 적은 없다. 여당에서 문제를 제기한 대표적 '김여사계' 인 그가 어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투샷' 에 같이 걸린 것은 의미심장하다. 


전 정부 청와대에서 의전업무를 경험한 한 인사는 저 '쓰리샷' 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사진' 이라고 평가했다. "의전비서관은 그림자다. 대통령의 일정 실무를 총괄하긴 하지만 그림자 같이 행동하며 눈에 띄는 것은 자제한다. 수석도 실장도 아니고, 대통령과 여당대표 만남에 의전비서관이 저런 식으로 사진 찍히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찍혔다고 해도 민감하니 굳이 공개는 안 하는게 상식적이다." 


전 정부 출신의 다른 인사 또한 저 사진에 대해 '대통령의 의중이 있었을 것' 이라고 봤다. "본인 이름이 여당 회의에서 언급되는 민감한 상황에서, 절대 본인 혼자의 판단으로 저럴 수 없다. 사진에 보이도록 같이 걷는 것이 용인되는 상황이었거나 지시가 있었을 것이다. 원래는 저렇게 찍혔다고 해도 홍보에서 걸러지는 사진이다." 


(사진: 대통령실)


4. 기묘한 좌석 배치 


이 사진만을 보면 한대표가 그토록 원했다던 '독대' 같이 보이지만. 


(사진: 대통령실)

 

그렇지 않다. 한대표 바로 옆에 정진석 비서실장이 앉아있다. 테이블에 팔을 펼쳐 댄 대통령의 자세는 어떤가? "어디 할 말 있으면 해 봐. 들어는 보게." 설마 이런 대사를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저 분위기 저 자세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까. 기사를 통해 사진을 접한 이들은 '검사가 취조하는 것 같다' 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대통령실)


자리 배치는 참으로 어색하고 기이하다. 윤대통령을 중심으로 맞은 편에 면담 상대인 한대표가 정실장과 나란히 앉은 모양새다. 한대표는 윤대통령과 마주 앉지도 못했다. 윤대통령을 상석에 두고, 한동훈 대표의 위치를 국정파트너인 여당대표라기 보다는  참모, 비서진 중 하나 정도로 보여지게 하는 배치다. 

대통령이 상석에 앉더라도 한동훈 대표에게는 별도의 자리를 주고 비서실장은 배석자 위치에 앉게 했다면 이렇게 이상한 모습이 연출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진: 문재인정부 청와대)

과거의 예를 돌아보자. 2021년 10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의 차담 모습을 촬영한 청와대 전속 사진이다. 이 자리에도 이철희 정무수석이 배석했고 참석자도 대통령과 마주 앉지는 않았지만 별도의 좌석이 있다. 배석자는 배석자 자리에 별도로 앉아 대화를 메모하는 모습이다. '문재인대통령 시절'이었다는 점만 빼면 전혀 유쾌한 장면이 아니지만 여당 당대표급 인사에 대한 통상적인 의전에 맞는 자리배치다. 차담은 대통령과 참석자 두 사람이 하는 것이고 배석자는 주목을 덜 받으면서 배석자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다.



5. 만남 뒤에 오는 것들 


22일 아침에 나온 기사들은 어제 만남이 아무 성과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앙일보 단독기사(클릭)에 다르면 대통령은 만남 뒤에 한 대표에게 '좋게 브리핑해달라' 했지만 한대표는 대변인에게 내용을 전달만 하고 곧장 집에 갔다고 한다. 

어제 면담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면담 후에 즉석에서 만찬을 같이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또는 전망이었는데 대통령은 이후 만찬 일정이 있다며 한 대표를 보냈다. 그런데 SBS 단독(클릭)에 따르면 윤-한 면담 직후에  윤대통령은 대통령실 참모들과 추경호 원내대표(!) 와 만찬을 했다고 한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통상적인 일이었고 잠시 들른 것(클릭)이라고 했지만 그런 해명은 그 '통상적인 일'이 안 되는 여당대표에 대한 디스로 보일 수 밖에.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면담 직후에 이뤄진 만찬에 추 원내대표만 불렀다는 것은 '한동훈 패싱 만찬' 일 뿐이다. 


예상대로다. 윤석열은 조금도 변하지 않을 것이고, 김여사 문제에 대해서는 단 하나도 양보하지 않았다는 점만 확인됐다.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고 여사와 대통령에 대한 민심은 조롱과 혐오가 되어가는데도 '별 일 아니다'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 

이제 국정은 어찌될까. 경제는 나빠지고 물가는 오르고, 날씨가 추워지는데 병원 가기 두렵고, 아니 갈 수는 있는지 모르겠고 북한도, 대외정세도 모든 것이 불안한데 윤-한은 저모양이다. 가장 답답한 점은 정부여당의 대혼란에 맞설 야당이 민주당이라는 점이다. 민주당은 다음 주 부터 '김건희 여사 규탄 장외투쟁' 에 나선다고 한다.(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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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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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ryrun2024-10-23 01:28:17

    건희남팬으로 만족하는 게... 나라걱정은 안하는 그저 계란말이 잘하는 한 남자일뿐...
    한심한 대통의 수준이라니! 저런 허접한 야당을 두고 이정도밖에 못하는 저열한 지도자.
    우리는 어떻게 견디고 무얼 기대하며 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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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22 18:31:37

    윤석열에겐 한동훈과의 미래는 없는 것 같아요 자기 미래는 어떻게 그리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어차피 저리 나오면 지지자들 갈라지는 건 똑같은데 한동훈이 차라리 세게 들이받으며 지지율 올려가는 게 나을지도요
    한동훈도 별로지만 윤-명 적대적 공생은 한동훈 인기가 올라가도 위태해지긴 할 것 같아요
    그래도 이재명 윤석열보단 낫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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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squf242024-10-22 16:18:23

    저 탁자 장면 사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한 국가의 대통령의 태도가 저럴 수는 없는 거잖아요.
    어느 한구석 신통한 것이 없어요.
    "윤석열은 하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고...... 민주당은 다음주부터 장외투쟁을...."
    답다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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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22 13:41:06

    그냥 대통령 그만두고 김건희의 남편 역할만 충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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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32024-10-22 13:34:59

    프레임메이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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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22 13:31:37

    김선 기자님의 기사는 늘 느끼는 것이지만, 재미와 의미와 가치가 다 있습니다.  김선  기자님의 합류는 프레임메이커에게는 천군만마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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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22 11:23:42

    사진 비교까지 꼼꼼하고 냉철한 분석기사
    잘읽었고 공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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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22 11:22:49

    김위원의 날카로운 필력이 돋보입니다. 참으로 우리같은 서민에게는 어려운 시국입니다만, 순리 대로 문제가 풀리기를 바랍니다. 선 입벌구 깜빰, 후 윤덩어리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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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22 11:16:08

    하..  어디 하나 숨 쉴 구멍이 없는 정치판이네요. 이재명 리스크 얼른 처리하고... 야당에서 대안정치를 이끌만한 인물이 나설 수 있어야 하는데..  민주당 이재명 뒤에 깃발 들 인물들은 하나같이 이재명과 별반 다르지 않고..  조국도 당을 이재명에게 갖다 받쳤고...  새미래는 세가 없고..ㅠㅠ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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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kimapp2024-10-22 11:15:36

    정치판이 개판인 것은 원래부터 잃을 것이 없었던 두 놈 때문이지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홧김에 대통령된 윤석열,
    비주류로서 인생을 막 살아온 이재명은 온갖 부정불법을 저지르며 여기까지 올라왔고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다 잃는다고해도 전혀 손해 볼 것이 없기 때문이지요.
    원래 정치적 자산은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국민만 고통스럽지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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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kimapp2024-10-22 11:03:39

    한동훈이 잘못했지요.
    윤석열이 아닌 실제권력자 김건희와 면담을 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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