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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이 뜬다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4-12-21 18:02:17
  • 수정 2024-12-21 18: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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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달간 정치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단연 우원식 국회의장이다. 

비상계엄 상황에서 보여준 그의 과감하고 단호한 리더십은 국민과 정치권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우 의장은 국회 출입이 통제된 상황에서 스스로 담장을 넘어 국회로 진입하며, 155분 만에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단순히 의장으로서의 책무를 넘어 민주주의 수호자로 자리매김했다.


3일 오후 11시경 대통령 비상계엄으로 경찰이 통제 중인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담을 넘어 본청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리더십이 돋보인 순간들

우원식 국회의장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그는 평소 조용하지만 단단한 태도로 정국을 조율해왔으며, 이번 사태에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행동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계엄 선포 당시 우 의장은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만찬회동 후 공관에 머무르던 중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에게 유선으로 보고받고 즉시 한남동 공관에서 국회로 출발했다고 한다. 국회에 도착했으나 경찰 차벽에 가로막혀 경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된 우 의장은 담을 넘어 국회로 들어왔다.  


한국갤럽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 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에게 정부 요직에 있는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를 물은 결과 우 의장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56%로 1위에 올랐다. '신뢰하지 않는다(불신)'는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탄핵과 계엄 상황 이후 우 의장은 경제계와의 소통에도 적극 나섰다. 국회의장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은행을 방문해 이창용 총재와 면담하며, 정치적 불안으로 인해 초래된 경제적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탄핵안 통과 직후에는 의장으로서 광장에 모인 국민들께  위로와 감사를 전하고 미뤄둔 송년회를 재개해 경제도 다시 살리자는 따뜻한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이러한 우의장의 행보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단순히 비상계엄 대응에 그치지 않고, 국정을 안정시키기 위한 그의 포괄적인 접근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실제 국회 안팎에선 우의장의 발언 강도와 넓어지는 행보가 그의 정치적 위상을 더욱 올리기 위한 본격적 대선행보로 인식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대선후보 지지율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그러나 우원식 의장의 급등한 신뢰도가 대선후보 지지율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민주당 지지층은 '이재명=대선주자' 공식에 너무 오래 익숙해져있다. 심지어 민주당 취재기자들 조차 대선후보로서의 이재명 대표의 지위에 대해 오랫동안 이견이 없었고 민주당에 당내 경선이 있다는 것 조차 감안하지 않고 기사를 써 온 상황이다. 민주당내 분위기는 어떤가? 한 당직자는 "이재명 당대표 이후 대선주자 경쟁은 아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분위기" 라고 전한다.  

그러나 굳어버린 민주당의 상상력을 자극할 적절한 계기가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정치인으로서의 우 의장의 높은 신뢰도와 흠 없는 경력은 대권주자 지지율로 연결되는데 별다른 장애가 없을 것이다. 


그 계기는 언제가 될까? 조기대선을 위한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보다는 이 대표의 선거법 2심 판결 직후가 분기점이 될 것이다. 무수한 혐의로 재판 중인 이 대표가 설혹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된다 한들 '진행 중인 재판은 멈추지 않는다'는 법조계 다수의 판단이 있다. 과연 민주당 지지층은 대선 이후 몇 개월 만에 또다시 대선을 치를 수도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수고와 불안감을 감수할 것인가. 그 불안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면 민주당 내 대선주자의 입지가 신뢰도 1위인 우 의장에게 자연스럽게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꽁꽁 묶인 비명계, 날개 달린 우원식 

비록 지금은 극소수이긴 하나 민주당의 비명계는 오래전부터 이 대표의 빈자리를 노려왔다. 그러나 그 자연스러운 정치적 욕망마저도 민주당의 극성 지지층에게는 거의 '반역자'로 취급받으며 혹독한 조리돌림을 받아왔다.  

개개인이 모두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본인의 정치적 비전에 대한 의견 한 마디를 하기 위해,이 대표 두둔하는 소리를 백 마디는 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민주당이다. 때문에 비명계나 전직 총리들은 커뮤니케이션 효율 자체가 떨어질 뿐 아니라, 비전이나 대안 제시라도 하려면 민주당 내에서 소외를 받아왔다. '비명계 주제에', '감히 정치적 의지를 드러냈다'는 이유만으로 무수한 민주당 스피커들, 유튜버들, 개딸 지지층으로 부터 모진 매를 맞을 수 밖에 없었다.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1심 선고 다음 날인 지난 11월 16일에는 어땠는가. 비명계들이 아직 입도 떼지 않았는데, '비명계가 움직인다'는 기사 하나 만으로 최민희 의원으로부터 '움직이면 죽인다'는 협박을 받지 않았나. 비명계는 역시나 움직이지 않고 최민희의 모욕적인 언사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그에 비해 우 의장은 어떠한가. 굳이 이 대표나 지지층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도 본인의 정치행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국가의전서열 2위 국회의장' 이라는 '직무' 자체가 존재한다. 

우 의장은 의장으로서 활발하게 현안에 대해 발언해 왔고 한국은행을 방문해 총재와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지금까지 어떤 국회의장도 하지 않은 일이다. 17일에는 경제 4단체장과 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다음날에는 강원 철원 육군 제3보병사단 수색대대를 찾아 군 장병을 위문했다. 이 과정에서 우의장이 수방사 출신 군필이라는 것도 알려지게 됐다. 시민사회 운동 경력의 수도권 다선의원에 군필이니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 입장에선 크게 빠지는 것 없는 인물인 것이다. 


아마 이 대표 측에서는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을 것이다. 대체 왜 국회의장이 국회를 벗어나 대권행보로 오해될 만한 일을 한단 말인가? 왜 군부대를 시찰하고 한은을 방문하는 '오버' 를 하느냐 말이다. 그렇지만 우 의장은 활동의 명분이 있고 속타는 이 대표 지지층에게 할 말이 얼마든지 있다.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니 국회의장으로서 시장에 안정된 신호를 줘야 하며", "북이 오판하지 않도록 전방시찰을 강화하는 것이 대통령의 궐위 상태에서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할 일"이라는 주장을 반복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 된다. 

계엄과 탄핵 상황에서 주가를 올린 국회의장 우원식은 점점 과감해지고, 개딸들은 차차 속이 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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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5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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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nahghim2024-12-21 23:52:20

    이 순간 찢의 수감을 윤통보다 간절히 원하는 건 원시기일지도.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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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ve08242024-12-21 21:15:12

    또 한 명을 제거해야겠군요 바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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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ame26782024-12-21 21:12:12

    후보 군에 들어가는 순간  제거  대상이 될 거 같은데
    진행이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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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bbum112024-12-21 20:00:49

    잘 읽었습니다^^ 기사 공유하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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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p772024-12-21 18:09:11

    편하게 잘읽고갑니다~~감사갑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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