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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DJ 사저 이대로 가면 '자본의 흐름'대로 끝난다
  • 김남훈 기자
  • 등록 2024-09-09 15:13:28
  • 수정 2024-09-10 1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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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 사저 매입 박 씨 인터뷰 통해 '기념관 지속 운영' 강조
  • 십억 대 영업적자에 사저 매입도 80억 대출 '풀베팅' 기대보다 걱정
  • 정치권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해야

새로운민주당(구 새로운미래)의 전병헌 당대표에 의해 본격적으로 세간에 알려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 문제.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채 사저를 매입한 커피업체 대표 박 모씨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어디까지나 역사적 공간이 잡풀이 무성한 채 방치된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매입을 한 것으로 그가 밝힌 계획은 다음과 같다. 


- 사저는 기념관으로 재개관 

- 각 층마다 과거, 현재, 미래를 테마로 구성하며 AI적극 활용 

- 지하는 신진작가들의 전시공간으로 활용 


이에 따른 운영비는 주차동을 증축해 회사의 사옥으로 사용하고 현재 운영이 중단된 사저 앞 북카페를 활성화해서 충당한다는 것이다. 


회의내용을 기록중인 전병헌 (사진제공=새로운민주당 당대표실)


그의 인터뷰에도 불구하고 여러 의문점이 남는다. 박 씨는 가족으로 추정되는 두 명과 함께 100억 원에 사저를 매입했으며 근저당권으로 담보된 채권최고액이 96억으로 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80억을 대출받은 것으로 보인다. 통상 채권액의 120%를 근저당권으로 설정하는 관례에 따른 추정액이다. 


박 씨가 운영하는 회사는 작년 기준 전국에 40여 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로 이미 동교동 사저 인근에 각각 카페, 창업지원센터, 바리스타 학원을 운영 중이다. 2021년 가맹사업을 시작하며 4개였던 가맹점은 40개로 늘어나며 매출도 2021년 13억 원에서 2023년 159억원으로 크게 뛰었지만 정작 영업이익은 2022년부터 적자로 바뀌었고 2023년엔 영업손실이 10억을 넘어섰다. 


올해도 전반적인 경기불황을 볼 때 그리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즉 적자 상태에서 80억 대출을 받아 ‘풀배팅’으로 동교동 사저를 매입한 것이다. 막대한 은행이자는 물론 공사비, 운영비를 주차동 사옥 활용과 북카페 영업이익을 통해 충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동교동 사저가 위치한 홍대 공항철도입구역 인근엔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같은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비롯해 개인 카페까지 수십 곳 이상이 성업 중이다. 



동교동 사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든 정치 역정이 집약된 곳이다. 민주화 투쟁의 근거지이자 39년간 55차례나 가택연금을 당했던 형벌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엔 서거를 예상치 못하고 잡아두었던 일정표를 비롯해 읽다만 책까지 그대로 남아있다. 


‘사업가 박 씨’의 선의를 온전히 믿는다. 아니 믿고 싶다. 그런데 본인이 경영하는 커피프랜차이즈 회사가 십 수억 적자인 상태에서 80억 대출로 산 사저를 어떻게 온전하게 역사의 공간으로 지켜낼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걸 아들이 팔아버렸대" 사저매각을 안타까워하며 사진촬영중인 시민들(사진=프레임메이커취재팀)

만약 본업이 더 위태로워지거나 ‘동교동 플랜’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못한다면 그땐 어떻게 될까. 당연히 은행은 채권을 회수하려고 할 것이고 사저는 그 공간마저 조각조각 해체되어 매각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큰 힘은 자본이고 더 구체적으론 돈을 빌려준 채권자의 힘이 제일 세다. 은행이 그 힘을 사용하려고 할 때 막을 방법은 없다. 


이런 문제를 숙의해 해결하라고 정치의 영역이 있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지겨운 이슈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은 이렇게 지겨운 일들을 하나씩 누군가 해결해 나갈 때 더디게나마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부디 정치권에서 계속 이 일에 신경을 써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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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3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frame26782024-09-15 11:11:38

    매입자 분의 선의가 있더라도 많은 대출이 있다면 대출 문제로 그 선의를 지켜 가기 어려울 수 도 있겠네요.

    정치적으로, 역사적으로 잘 지켜져야 할 사저인데 온전히 보존할 수 있는 최선책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아들이 아버지의 삶을 잘 모르는 거 같아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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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ureee2024-09-10 09:26:02

    현대 유전학의 최대 이변이랍니다.
    두 분 사이에서 어떻게 저런 견자가 태어날 수 있었을까요?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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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9-10 03:23:39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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