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미국으로부터 MQ-9B 무장 드론 31대를 들여오는 계약을 다음 달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약은 총 39억 달러(약 5조 2천억 원) 규모로, 인도는 전투기 크기의 무장 드론을 확보하게 된다.
미국이 직접적인 기술이전은 하지 않지만, 드론 제조업체인 제너럴아토믹스가 인도 업체들에 드론 부품 30%를 제조 하청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인도는 향후 2∼3년 안에 첫 인도 물량을 넘겨받길 희망하고 있으며, 드론을 인수하면 인도양과 접한 남부 타밀나두주 및 서부 구자라트주, 그리고 중국과 경계선을 맞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등에 배치해 감시 및 정찰 임무를 강화할 방침이다.
인도가 구매하려는 MQ-9B 무장 드론은 미국의 제너럴아토믹스가 제작한 최신 고성능 무인기로, 감시, 정찰, 공격 능력을 모두 갖춘 다목적 드론이다. 이 드론은 최대 40시간 이상의 비행이 가능하며, 최대 50,000피트(약 15,240미터)의 고도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 뛰어난 성능 덕분에 MQ-9B는 넓은 지역을 장시간 감시하고,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며, 필요할 경우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또한, MQ-9B는 인공지능과 첨단 센서 기술을 탑재하고 있어 움직이는 목표물까지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식별할 수 있다. 드론에 장착된 고해상도 카메라, 레이더, 전자광학 및 적외선 센서는 낮과 밤, 그리고 다양한 기상 조건에서도 감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위성통신 링크를 통해 지상 통제소와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어 지휘 통제 체계를 효과적으로 지원한다. 무장 측면에서도 MQ-9B는 헬파이어 미사일, 레이저 유도 폭탄 등 다양한 무장을 탑재할 수 있어 지상 목표물에 대한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이러한 무장 능력은 단순한 감시 및 정찰 임무를 넘어,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위협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이러한 드론 배치는 중국 견제 의도를 담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 대만 해협,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두고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남중국해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중국은 이 지역에 인공섬을 만들고 군사 기지를 배치하며 세력을 확장해 왔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며 전함과 항공기를 이 지역에 파견해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특히 대만 문제는 미중 군사적 충돌의 주요 화약고로 꼽힌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영토로 간주하며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군사 지원을 강화하며 대만을 사실상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대만 방문 및 무기 지원이 늘어나자, 중국은 대만 해협에서의 군사 훈련을 강화하고 전투기와 군함을 대만 주변에 배치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도는 중국과의 국경 분쟁과 인도양에서의 전략적 경쟁으로 인해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0년 라다크 지역에서 발생한 중국군과 인도군 간 유혈 충돌 이후, 인도는 중국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였고 미국과의 협력을 심화했다. 인도는 쿼드(Quad)를 통해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 인도와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인도는 미국의 첨단 무기를 도입해 중국과의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MQ-9B 드론은 장거리 감시와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인도는 이를 통해 인도양과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 배치해 중국의 군사 활동을 감시할 계획이다.
한편, 중국은 인도양에 조사선을 파견해 잠수함 작전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인도와의 국경선이 확정되지 않은 지역에서 군사력을 과시하며 인도를 압박해 왔다. 인도는 드론을 통해 해상과 육상에서의 정찰 능력을 강화하고, 미국과 쿼드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려는 것이다.
이번 무장 드론 계약은 단순한 군사 장비 거래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긴장과 그에 따른 지역 안보 동맹의 복잡한 역학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