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섭 알선수재와 이재명 선거법 판결문이 곧 이재명 백현동 배임 판결문
올해 2월 13일, 김인섭의 백현동 알선수재 2심 선고까지 나왔습니다. 검찰 구형량 그대로 5년형이 선고된 것입니다.
지난 15일, 이재명의 선거법 1심 선고도 나왔습니다.
두 판결문을 교차해서 살펴보다 보면 전혀 다른 재판부에서 전혀 다른 피고인들을 전혀 다른 혐의로 판결했음에도 정확하게 일치하는 타임라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두 판결에서 핵심이 되는 타임라인을 구분하지 않고 섞어서 요약해보겠습니다.
# 2012년 어느날
어느날 김진성(이재명 선거법의 위증범)이 김인섭(백현동 알선수재범)에게 정바울(아시아디벨로퍼 회장)을 소개합니다.
그해 가을부터 정바울은 김인섭에게 용도변경 등 사업에 필요한 성남시의 각종 인허가 사항의 해결을 부탁하죠.
#2013년 6월
전북 혁신도시로 이사를 가야 하는 식품연구원은 입주해 있던 건물과 부지를 팔고 떠나야 했기에 꾸준히 입찰을 진행했으나 마침내 6번째 유찰 되었습니다. 이쯤해서 식품연구원은 자연녹지지역에서 2단계 정도는 용도변경을 해야겠다 마음 먹었을 것입니다.
#2014년 1월
그러던 중 이 땅의 사업성을 감지한 정바울이 등장하여 식품연구원과 매입에 대한 MOU(양해각서)를 맺습니다. 그 내용 중에는 용도변경 등의 각종 인허가를 추진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죠.
인허가를 대체 어떻게 받을 것인가? 정바울에게는 김인섭이라는 허가방, 즉 필승의 로비스트가 있었던 것입니다.
#2014년 초
이제 김인섭은 정진상을 만나 개발사업을 하나 하려고 한다 밑밥을 깔기 시작합니다.
#2014년 2월
그러나 이재명은 아직 백현동을 원래 본인 공약이자, 경기도의 상위 계획에 따른 광역 R&D센터 조성에 사용할 계획이며, 언론에도 그러한 골자로 발표를 합니다.
#2014년 4월
정바울은 드디어 성남시에 공문을 하나 보냅니다. 성남시에 식품연구원부지를 2단계 용도변경 해달라 는 요청이었고, 그해 8월에 보기 좋게 반려 당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식품연구원도 성남시에 같은 내용으로 공문을 보냅니다.
#2014년 5월
성남시 주무부서는 식품연구원의 요청을 거절합니다.
이제 국토부가 등장합니다. 용도변경을 요청합니다.
성남시는 이를 8월에 반려합니다.
#2014년 9월 ~10월
정바울은 '성남도개공'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여 개발의 공공성을 높일 테니 제발 2단계 용도변경을 해달라고 성남시에 공문을 보냅니다. 식품연구원도 재차 협조 공문을 보냅니다.
10월, 국토부도 공문을 보냅니다.
#2014년 11월
성남시 주무부서는 국토부에 질의합니다. "혁신도시법에 근거한 의무사항인가요?"
#2014년 12월
12월이 중요합니다.
담당부서 공무원이 국토부에 보냈던 질의에 대한 답이 도착합니다.
"귀시에서 적의판단하시지요"
이재명은 이 답을 받고 재차 식품연구원의 요청을 매몰차게 거절해버립니다.
정바울과 김인섭의 요청 역시 재차 반려합니다.
당시 정바울은 너무 화가 나 서류를 탁자에 던지면서 김인섭에게 막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김인섭은 크게 당황하면서 '진상이에게 물어보겠다'며 밖에 나갔다가 돌아오더니 '진상이가 잘 해주려고 그랬대'라며 정 대표를 달랬습니다.
'잘 해주려고'는 어떤 의미일까요? 이재명과 정진상이 4단계 용도변경을 이미 정했던 시점임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흔히 성남시 공무원의 국토부 질의는 '혁신도시법 근거 여부'를 묻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정말 중요한 질의가 하나 더 있습니다. '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지역을 주거지역으로 변경할 수 있는지 여부'를 국토부에 물었던 것이고, 이에 대해서도 국토부는 가능하다는 답을 준 것입니다.
그러니 정진상은 김인섭에게 '더 잘해줄 수 있게 된 것'이죠.
당시 성남시는 식품연구원 부지를 광역 R&D센터 조성할 계획이었다면서, 대체 왜 준주거지역도 아니고 '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을 해도 되냐고 국토부에 질의했던 걸까요? 4단계 상향을 넘어 5단계 상향까지 검토했던 반증 아니겠습니까?
#2015년 1월
그러던 중 담당 부서인 도시계획팀의 팀장인 김모씨는 성남시의 실세이자 이재명의 영원한 No.2인 정진상에게 '인섭이 형님이 백현동 사업하려는데 잘 챙겨줘라. 개발업자 측에서 요구하는대로 잘 처리해줘라'고 '오더'를 받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김인섭에게도 '2층에서도 잘 챙겨주라고 했으니 그런 줄 알아라'라는 말을 듣습니다.
이제 뭔가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식품연구원에게 3차 요청이 들어옵니다.
정바울도 같은 날 같은 내용으로 성남시 주거환경과에 주거용지와 R&D용지 비율을 5:5에서 6:4로 바꾸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사업에 참여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하여 부지의 용도를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달라는 내용의 3차 신청을 했습니다.
성남시 주거환경과는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 신청을 할 경우 이를 승인해주기로 하는 내부방침을 정하여 이를 한국식품연구원에게 전달합니다.
#2015년 3월
성남시 주거환경과는 2015. 3. 20. 정진상, 이재명의 결재를 받고 3차 신청을 승인하기로 방침을 정한 뒤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사업추진계획을 검토, 추진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
(물론 훗날 김인섭의 로비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빠지게 됩니다)
#2015년 9월 ~
성남시는 2015. 9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업 참여에 관한 조치계획 없이 식품연구원부지의 용도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고시하였고, 2016. 12. 1에 식품연구원 부지에 대한 계획이 결정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국토부
참으로 흥미진진한 스토리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국토부 질의에 대한 부분이죠.
국토부에 혁신도시법에 따른 의무사항이냐 묻고, 아니라는 답변에 협박을 느껴 억지로 따랐다는 것이죠.
'주거지역으로까지 용도변경 해도 되냐'는 질문에 답을 얻은 후에는 정진상이 김인섭에게 본격적으로 '잘해주게' 됩니다.
두 판결문을 교차 분석해보면 이재명은 국토부에게 협박을 느꼈다기 보다는 감사를 느낀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재명은 왜 이런 리스크를 감수했을까?
백현동 사업은 아무리 담력이 센 정치인이라고 해도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규모의 흑막과 법적 리스크가 가득합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 4단계 용도변경은 괴물 옹벽 아파트를 낳았습니다. 현행법인 산지관리법도 가볍게 무시했으며 용도변경 단계에서 시의회 보고나 공청회 생략까지 모두 명백한 법률위반입니다. 김인섭이야 알선한 대가로 수재(약 80억)라도 했지, 이재명 입장에서는 정치적 아버지인 김인섭에 대한 보은 차원으로만 벌이기엔 너무나 큰 일입니다.
내 지분의 반은 그분 꺼... 어?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긴데?
단서는 뉴데일리가 단독 보도했던 정바울의 검찰조서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바울은 검찰에 묻지도 않았는데, "비하인드 스토리를 조금 더 말씀드려도 되느냐"며 말을 꺼냈다고 합니다.
정바울이 김인섭이 백현동 사업의 인허가를 요청하자, 김인섭은 "백현동 사업이 200억을 만들 수 있냐"고 물으며 "50%는 내가 먹고 50%는 두 사람에게 갈 돈"이라는 취지로 말했던 것입니다.
"두 사람이 누구를 말하는 것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정바울은 "이재명, 정진상이라고 당연히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흔히 제 몫을 부풀리기 위한 사기꾼들의 블러핑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점을 해설하면 기사가 너무 길어지니 일단은 여기서 끊겠습니다.
유난히 파생사건 많은 백현동. 하나 무너지면 와르르
김인섭의 대법원 판결은 28일입니다. 크게 2심 판단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재명의 선거법도 이제 1심이 끝났습니다.
김인섭의 판결문과 이재명 선거법의 판결문은 모든 타임라인과 사실관계가 교차되며 아름답게 딱딱 맞아 떨어집니다. 마치 한 사건의 타임라인을 보듯 자연스럽습니다. 물론 날짜별 사건들은 모두 각각의 법원에서 사실로 인정된 것입니다.
김인섭 판결에는 이재명·정진상에 대한 로비가 사실로 인정되었으며 이재명 선거법 판결에는 '국토부 협박'은 없으며 이재명이 스스로의 의지로 용도변경했다는 점이 사실로 인정되었습니다.
두 가지 사실이 합쳐지면 다가올 이재명의 백현동 배임재판은 크게 사실관계를 다툴 필요 조차 없으리라 전망하며, 유동규·김진성과 더불어 3대 신빙성 강자인 정바울의 증언이 더해진다면 '200억 약정설'이라는 별건이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져봅니다.
이 기사에 28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심혈관 잘읽었어요 항상감사해요♡
백현동 사건이 완벽하게 머릿속에 쏙 들어옵니다.
기자님 천재
고맙습니다.
재판이 이렇게도 흥미진진할 수 있네요. 기사 잘 읽었습니디.
김인섭 대법판결이니 그대로 간다고 보면 이재명 주변은 정말 대한민국의 온갖 심신미약자들이
온통 엉겨붙은 형국인데 그러니 저들 스스로 생각에 너무 자연스럽고 세상이 다 이렇게 돌아간다고
당연히 생각하고 리스크 따윈 염두에 두지도 않았을 법합니다
이재명이 대차게 거리낌없이 법을 넘어 선 배경이 아닐까 싶네요
28일 김인섭 재판이 기다려지는 기사입니다.
별건보단 하나로 빵집 가기를 학수고대 합니다!
너무 긴 시간 재판이 진행되니 잊혀지면 어쩌지 싶지만, 잊지 말라고 프레임메이커에서 총정리를 해주니 이 얼마나 혜자스런 기사랍니까
좋은기사 제대로된기사 써주셨네요~
심혈관 박동이 제대로 느껴지는 좋은 글!
타임라인 정리 한눈에 들어오네요 세탁비까지 다 세금으로 써놓고 지는 도대체 얼마를 해먹었을까.. 배터져죽었으면....
마치 범죄 영화를 한 편 본 둣 합니다.
이재명 범죄의 길은 백브리핑의 재판일지와 정치신세계, 프메로 완벽정리
복잡한 사건을 타임라인에 따라 정말 잘 정리한 기사
타임라인 정리해주시니 한 눈에 들어오네요. 국토부 협박 발언을 국감에서 뜬금없이 한 거 어쩌면 김인섭 기소 후 쫄려서일수도. 이제 2심도 코앞이라니 기대되네요.
빼박이네~~^^
정치신세계를 열어주세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이거 이해가 너무 어려웠었는데 이제 알겠습니다.심혈관에 감사드려요.
이해가 너무 잘됩니다
이 기사 국민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개딸들도 이해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로 읽으니 이해가 쏙쏙 됩니다.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항상 똑부러지는 해설 최고입니다
성남시장땐 성남을
도지사땐 경기도를 제것인양 주무르고
온갖비리와 탈법으로 비리를 저지르고도
억울하다,모른다 거짓말을 일삼는 이 악마를
법이 제대로 판단해서 역겨운 면상을 안봤으면
좋겠어요.아,범죄수익 끝까지 찾아서 몰수하고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고 거들먹거리고 살던 이재명
이젠 막을 길이 없게 됐네요.
인간 한계를 벗어난 상황이 닥쳐올 터.
누군가 재명이 멘탈 관리해야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겟어요.
지금이라도 자기 죄를 인정하고 순응해야 할텐데, 저 악귀가 어쩌려는지.
아름답네요
쉽게 설명해 주니 이해하기 좋네요.
흥미로운 기사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정리와 해설.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대략 아는 내용인데 정리를 간략하게 잘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갑희님 천재.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