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랗게 물들이지 마라
민주당 하면 파란색이죠. 파란색은 민주당 구성원들에게 긍지와 애당심을 고취하는 자랑스러운 색깔입니다. 그런데 파란 옷을 입지 마라?
한 언론의 보도로 이번 네 번째 장외집회에서 파란 옷을 입지 말라는 지도부의 자제령이 꽤 시끄럽게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깃발도 들고 오지 말라는겁니다.
각 시·도당에 민주당 지도부가 보낸 문자를 보겠습니다.
서울시당 조직주권실입니다ㆍ
시간 변경이 있어 재공지 올립니다ㆍ
['제4차 국민행동의 날' 일정 수정 공지]
- 일시 : 11월 23일(토) 17시 30분
- 장소 : 광화문 북측광장 앞 도로(사직로)
* 17시 30분 민주당 사전행사 시작, 18시부터 거부권비상행동과 결합한 본행사 진행, 18시 40분 종료 후 행진이 시작
** 이번 집회는 지역위 깃발과 파란색 계열 의상 착용 없이 진행할 예정입니다. 깃발X, 파랑의상X
※ 구체적 식순 추후 공지
이번주도 많은참석 부탁드리겠습니다.
파란 옷 금지에 대한 다양한 해석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당내에서 혹시라도 당적을 갖고 계시지 않은 많은 국민들께서 참여하는 데에 꺼려지는 요소일 수도 있으니까 거기에 대한 고려가 여러 회의체에서 나왔다”고 설명했지만 여당, 언론, 평론가 등은 '자신감 상실'로 보는 시각이 압도적이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의 기대와 달리 아무리 총동원령을 내리고 여러 단체들을 모아도 인원이 안 모이는 이유가 바로 국민의 높은 수준 때문"이라 언급했고, 최병묵 평론가는 "계속 집회 방식을 바꿔도 인원이 늘지 않으니 계속 방식을 바꿔보는 것이다. 잘 된다면 왜 바꾸겠는가"라고 지적했습니다.
SNS에서는 얼마 되지도 않는 인원을 그나마 동원인 것 처럼 보이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압도적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조직 동원해 모으고 일반 시민인 것 처럼 보이게'하려는 것이라는 거죠.
탈(脫) 블루, 진짜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뜻밖의 대답을 내놨습니다.
"원래 집회 비용은 민주당이 다 대는데도 불구하고, 시민단체들이 '왜 민주당만 마이크 잡고 주인행세'하느냐는 취지로 항의가 들어와 이번에는 박찬대 원내대표, 이재명 대표 등도 다 마이크를 잡지 않고 민주당 컬러를 빼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돈을 대는 쩐주가 민주당이니 민주당 컬러로 치뤄지게 된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데, 집회에 참여한 시민단체들은 또 자신들이 집회의 주인이라 생각하는데서 오는 갈등. 즉 헤게모니 다툼이 일어난 것이죠. 이럴 때는 아쉬운 쪽이 양보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뜻밖의 부작용
민주당 집회가 동원집회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민주당은 이 사실을 쉬쉬 하기는 커녕, 더민주혁신회의는 비행기값이고 교통비고 책임지고 줄테니 많이들 올라오라며 독려까지 했습니다.
이에 국힘당 주진우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소지가 있다며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겠다 으름장까지 놓고 있는 상황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중앙당에서 지역당으로 집회 참석을 압박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집회참여 실적을 집계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번 집회에는 파란 옷도 못입게 하고 깃발도 못들게 하니 동원 인력에 대한 집계를 못하게 되었다며 당직자들은 패닉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집회 동원은 지역위원장들의 당무평가를 할 때 꼭 필요한 평가척도인 바, 대 혼란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아마 집계를 할 중앙당 당직자는 일일이 참여 인원들에게 '어디서 오셨어요?'를 묻게 될까요? 30만명이 넘는다는 집회인원들을 집계할 담당자의 한숨이 커질 수 밖에 없겠습니다.
그런데 왜 이번엔 공문이 없지?
어찌되었건 파격적(?)인 중앙당의 파란옷 금지 지시에 많은 언론들은 '와 진짜야?' '그 공문 어딨어?'라며 문제의 공문을 찾기 시작합니다. 보도가치라는 것은 저명한 인물이나 중요한 사건들을 의미하지만 이렇게 사소하지만 웃긴 이슈도 충분한 보도가치를 갖게 되죠.
보도를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것'이 필요하니 공문을 찾기 위한 노력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공문은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면, 공문은 없었으니까요.
해당 지령은 문자를 통해 하달됩니다.
유치한 한동훈과 부끄부끄한 중앙당
사연을 들어보니 너무 사소하고 유치한 이유에서 이 이야기는 출발합니다.
민주당 장외집회가 있을 때마다 공문으로 지역당에 동원령이 내려갑니다. 그런데 이 공문은 보안사항도 아니고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흔한 것입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손에도 쉽게 들어가겠죠. 그런데 한동훈 대표는 유치(?)하게도 이 공문을 굳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려 민주당의 장외집회를 비판하며 김을 빼는 용도로 매번 사용합니다.
검사 특유의 '증거입수 했다!'하는 감각일까요?
별거 아니죠? 상대당 공문을 페이스북에 게시하는 것.
그런데 이게 또 은근히 기분 나쁩니다. 집 안에서 내밀하게 하는 이야기가 담벼락을 넘고 남들이 떠들면 또 기분이 편치 않습니다. 심지어 방탄집회 동원령 아닙니까. 심지어 이번에는 '파란옷과 깃발 금지요~'라는 더 부끄부끄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중앙당 해당 부서는 공문으로 지역당에 지령을 전파하되, 공문을 쓰지 않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왜냐? 한동훈이 또 놀릴테니까.
역시 또 실무자들만 개고생
이렇게 보안을 유지하며 문자로 지령을 내려보내고 나니 마음이 불안합니다. 보안은 일단 지켜졌지만(물론 지켜지지 않았죠), 이 중요한 내용이 문자로 잘 전달이 되었을까 걱정이 됩니다.
결국 당직자들이 지역당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다시 한 번 작전의 의미와 전술을 설명하느라 또 실무자들만 실컷 고생했다는 후문입니다.
다들 고생이 참 많습니다. 너무 너무 고생들이 많습니다.
이 기사에 20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너무 재미있게 술술 잘 읽히네요 ㅎㅎ
보는 우리는 꿀잼. 몇차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ㅋㅎ
민주당이 추해졌어요. 찌질찌질~
잡범당대표 수준이 ㅋㅋㅋ
미리미리 저 당에서 탈출해서 다행이다 싶어요.
기사 좋습니다. 만주당이 하루 속히 망하기를 손꼽아 가다려봅니다.
민주당은 존재하면 안되는 당입니다 빨리 문닫는게 최선입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조국수호 집회때 손에 손잡고 모여서 문프 지키겠다고 모렸던 그 안파가 이젠 꿈같이 여겨지네요 재명이 생각엔 지도 가능할줄 알았겠지만 그 모인이들의 수준을 간과한게 패착의 원인이 아닐런지요 지금같은 민주당이라면 무서워서라도 모이라고 말 못할듯요
진짜 '개'고생중이네요ㅎㅎㅎ
동훈이 신났겠어요
한심한 이죄명당 놀림감이 됐네요ㅋ 그것과 별개로 집회 동원에 당의 돈이 쓰인다면 그건 세금 아닌가요. 정치자금법 고발이 시급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내배꼽ㅋㅋㅋㅋㅋ
ㅋㅋㅋ완전 꿀잼 기사네요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증거 입수 했다 ㅋㅋㅋㅋ 한 없이 가볍고 유치한 인간들이 정치 권력을 가지고 국민들 농락하는 상황이 언제까지일지...
민주당이 너무 불쌍해서,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민주당도 불쌍하고, 당원들도 불쌍하고, 대표 이씨는 더 불쌍하고.
여기 떨어진 것들 중에 뭐가 제 배꼽인지 모르겠어요
재미있는 기사 잘 읽었습니다.
리더의 중요성
ㅋㅋㅋ 모지리들
혹시 지역구의 참여율이 낮아서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