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 대란 해결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각각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으나, 대통령실의 반응이 혼란스럽다.
박찬대 의원은 9월 4일 국회에서 의료 대란 해결을 위해 ‘여·야·의·정 비상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정부와 여야, 의료계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중장기 개혁 방안을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야는 의료 지원 등의 문제에 대해 서로 의견을 일치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 "여야 간에 먼저 협의가 우선"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추경호 원내대표도 9월 5일 국회에서 민생 법안 논의를 위한 ‘여·야·정 민생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민생경제 현안을 챙기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여야정 협의체 구성과 민생입법 패스트트랙 도입을 제안했다.
추 원내대표의 제안에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기본적으로 우리 입장은 환영"이라 말했다.
대통령실 역시 "의대 정원 문제는 의료계가 합리적 안을 제시하면 언제든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의료계가 대화의 테이블에 나오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여야정 협의체 구성 제안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의 반응은 제안 정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박찬대 의원의 제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반면, 추경호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왜일까?
4일 민주당이 던지고, 5일 국힘당이 받은 것은 여야가 합을 맞출만큼 소통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5일 국힘당 제안에는 민주당이 맞장구를 쳐준 것을 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그러나 4일 민주당이 던질 때는 대통령실이 입장이 모호하고 원론적이었다가 5일 국힘당이 던질 때는 받아준 것은 여당과 대통령실의 소통이 부재했음을 보여준다.
즉 앞으로의 여야정 협의체는 여야 중심으로 돌아가고 여야가 협의한 내용은 대통령실이 코꿰어 따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여야정 모두 하락하는 지지율 국면에서 한동훈 대표가 민주당과의 연합을 지렛대로 대통령실을 견인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이 의대정원 2천명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은 이번에 처음 나왔다.
하지만 의대정원 원점 논의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이 2가지 조건을 전제했다.
1.의료계가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
2.의료계가 대화테이블에 나올 것
따라서 윤 대통령은 아직 어깃장을 부릴 카드가 남아있는 것이다.
어찌보면 윤 대통령은 '여야정'이 아니라 '여야의정 협의체'를 만들어오라는 주문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