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선거 불출마 선언으로 퇴임을 한 달 앞둔 기시다 후미오의 1박 2일 방한. 국민 10명 중 3명에게도 지지를 받지 못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임기중 12 번째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임기 내내 3.1절과 8.15광복절처럼 독립정신을 이야기해야하는 대통령 연설에서 조차 적극적으로 항일정신과 민족정신을 들어냈던 정부답게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양 정상은 양국이 중단된 정부 간 협의체를 재가동
-한일 제3국 내 재외국민보호 협력 각서 체결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60주년 준비 TF 발족
-북한도발과 러북 밀착상황 주시
등등을 주요성과로 발표했다. 일본으로선 총리가 퇴임기념 해외여행을 갔다가 현지에서 복권에 당첨됐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수확을 거둔 것이다.
특히 제3국 내 재외국민보호협정은 한국이 일본의 119가 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제 3국가에서 테러, 전쟁 등 유사시 한국 또는 일본 국민의 안전한 탈출을 양국이 협력한다는 것인데 이 활동은 군이 주축이 될 수 밖에 없다. 일단 한국은 해외로 이지스급 함정 및 수송기 및 병력파견이 상시 가능하지만 일본평화헌법 상 해외에 병력파견이 제한되어 있고 그 절차 또한 복잡하고 시일이 걸린다. 절대적으로 일본이 수혜를 입게 된다.
이런 성과(?)를 발표하면서 기시다 총리는 일제 강점기의 과오에 대해선
“저 자신은 당시 어려운 환경에서 수많은 사람이 대단히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것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사 관련해 가장 진전이 있었던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며 그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말미에 우리나라 속담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를 언급하며 양국이 굳건한 우정을 다질 것이라고 했다. 이제 과거사 문제는 앞으로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퇴임 한 달을 앞두고 서둘러 한국에 온 이유가 명확해지는 부분이다. 한편 이에 동조하는 윤석열 정부가 한심하다 못해 그 속내가 궁금할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