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어준다고 임기 채운다는 보장이 있나?"
이것이 교육감 보궐 선거를 앞둔 유권자들의 심정일 것이다.
곽노현과 조희연의 일탈을 개인의 관점으로 보지 말고 근본적, 구조적 문제로 고민해보자.
이 문제에 대한 고민 없이 계속 찍어만 줄 수는 없다.
조희연 사건: 전교조의 '빚'을 갚다
조희연은 2018년 교육감 선거에서 전교조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벌어졌다. 전교조는 해직 교사 5명의 복직을 원했고, 조희연은 불법적 특별채용을 강행했다.
조희연은 전교조의 요구를 '빚'처럼 갚아야 했다.
특정 교원 단체가 교육감 선거에 개입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인물을 밀어주고, '정치적 채무자'가 된 교육감은 이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한 교육 행정을 기대할 수 있을까?
특정 교원 단체가 밀어주는 수십억 선거비용으로 당선된 교육감이 1년 13조의 예산을 어떻게 사용할 지 눈에 선하다.
곽노현 사건: 진영에 진 단일화의 빚
곽노현은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경쟁자였던 박명기 교수에게 2억 원을 건네며 사후매수죄로 기소되었다.
흔히 진보가 보수보다 후보 단일화를 잘 한다고 한다.
그런데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
후보 단일화에도 돈이 든다는 것을 곽노현이 보여준다.
본선과정에서 정책을 알리며 지지를 받기도 전, 진영 내에서 다급히 짝짓기를 한다.
정당이 경선을 하듯 다급히 여론조사와 진영 내 짝짓기로 승부가 이미 결판난다.
사실, 정당이 단일화의 배후가 된다.
밀어줄 후보를 정당이 사실상 결정 했다는 소문이 흉흉하게 떠돈다.
이것이 단일화의 빚이다.
그 결과, 교육 정책을 위한 선거가 아닌, 정치적 세력 간의 거래와 타협의 장이 되어버린다.
정당의 로고만 보이지 않을 뿐 빨간당 파란당의 진영 선거로 치뤄지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곽노현은 출마선언에서 '탄핵'부터 들고 나온다.
뻔뻔하게도 사후매수죄는 문제가 없다 주장한다.
아마 이번에도 그런 쇼는 반복될 것 같다.
교육감 선거는 진보와 보수라는 정치적 진영의 전쟁터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앞에서 보수진영의 교육감 선거는 사례는 들지 않았지만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다.
교육감은 정당과 교원 단체에 진 빚을 갚기 바쁠 뿐 학생과 학부모에 진 빚은 사실상 없는 것이다.
제2, 제3의 곽노현과 조희연을 막으려면
지금의 구조로는 제2, 제3의 곽노현과 조희연은 또 나온다.
교육감 선거가 정치의 놀이터가 되는 순간, 교육 정책은 힘을 잃고, 공정한 교육 행정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교육감 선거는 교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는 장으로 돌아가야 하며, 이를 위해 정치적 거래를 배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유권자가 진영을 먼저 내세우는 후보를 질타해야 하며, 언론도 의도적으로 진보교육감·보수교육감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아야 한다.
빨간당 파란당 컬러 마케팅부터 막아야 하며, 지나친 단일화 압박이나 배후조종은 불법화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교육감 선거에 입도 대지 말아야 한다.
그 후에야 후보들이 들고 나온 교육정책이 보일 것이다.
그게 교육감 선거가 정상으로 돌아갈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