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의료진의 신상정보를 담은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유포한 사직 전공의를 감싸며 '탄압'이라며 두둔하고 있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블랙리스트 작성 전공의를 면회한 후 그를 '피해자'로 묘사하며 돕겠다고 나섰다. 다른 의사 단체들도 집회를 열며 블랙리스트 유포를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는 등, 의사 사회가 범죄 행위를 덮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수의 의사들은 블랙리스트 사건을 정부와의 갈등으로 몰고 가며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블랙리스트로 인해 피해를 본 한 의사는 이를 두고 "범죄 행위를 ‘의사 죽이기’로 물타기하는 것"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의사들 간의 분쟁이 아니라, 의사라는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타인을 괴롭히는 행위가 본질이라는 점에서 더욱 비판받아 마땅하다.
블랙리스트 유포는 분명히 의사들 사이의 폭력적인 괴롭힘 행위이며, 이를 정당화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의사단체들은 이를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며 정부의 인권유린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이는 자신들의 범죄 행위를 교묘히 가리고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이기적인 태도에 불과하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블랙리스트 유포를 부끄러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그 수는 매우 적다.
최근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응급실에서 근무 중인 의사의 명단까지 포함한 블랙리스트가 다시 등장하기도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텔레그램 채팅방, 아카이브 사이트 등으로 공개 경로를 옮기고 전공의에서 전임의(펠로), 의대 교수, 공무원과 기자 등으로 대상이 넓어지더니 응급실 근무 의사들의 명단까지 공개하며 이탈을 압박한 것이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의사들에 대해서는 실명 외에도
"불륜이 의심된다", "모자란 행동", "오지라퍼(오지랖이 넓은 사람)", "래디컬 패미니스트", "사이코 성향","발기부전","탈모" 등의 악의적인 표현이 달렸다.
서울대 의대 강희경 교수는 블랙리스트 유포자들을 향해 "자신들의 행동이 정부의 폭압과는 다르다고 착각하는 것이 커다란 문제"라며, 의사 사회가 자정 작용을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