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열린 ‘탄핵의 밤’ 행사가 정치권에서 큰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당 행사는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이 주관하고,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선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강력한 비판을 제기했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김연주 대변인은 27일 행사에 대해 “촛불행동이라는 단체는 북한과 연계된 정황이 의심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관영 매체가 촛불행동의 집회를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촛불행동과 북한 간의 연관성을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 많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대변인은 일부 야권 의원들이 이 단체와 함께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 있는 것은 “반헌법적이며 반국가적 활동”이라고 강조하며 “국민의힘은 이러한 행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북한은 100차례를 넘긴 촛불행동의 집회 동향을 집중적으로 전하고 있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4일 촛불행동의 21일 국회 앞 107차 집회 동향, '촛불행동과 함께하는 의원모임'과 '윤석열 탄핵준비 의원연대' 결성을 보도했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28일 정권퇴진시위 단체들의 '대중적인 촛불투쟁 계획'을 부각시켰다 .

사태가 확산되자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사무총장은 29일 “당 차원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문제를 논의한 적은 없다”며 당의 공식 입장과 거리를 두었다. 김 사무총장은 “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존중하지만, 탄핵과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한 개별 발언이 당 전체의 입장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로를 점령한 채 탄핵집회 행진을 하는 촛불행동 (사진=연합뉴스)

특히 강득구 의원이 주선한 이번 행사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해당 의원들의 개별적인 활동일 뿐, 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강득구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 사건을 두고 “대단히 유감이며, 이러한 행위는 사회의 기준을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민주당 입장은 탄핵은 국감 흥행 이후에나 고려할 만한 상황이다. 탄핵은 성공한 적도 있으나 역풍이 세게 분 적도 있어 제1야당 입장에선 쉽게 던질 일이 아니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유죄선고 후에나 쓸 카드를 일부 의원들이 앞서가면 뜸 들기도 전에 솥뚜껑을 열어 밥을 망치는 셈이 될 수 있다.

귀추가 주목되는 점은 바로 민주당과 촛불행동의 관계다. 촛불행동의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직접 끌어올린 수석 최고위원 김민석의 친형이다. 그가 강득구 의원의 도움으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을 대관해 "정치검찰 파쇼 타도"와 "매국세력 본산 국힘당 해체" 등을 외치는 등 기세 등등한 상태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수석최고위원의 친형인 김민웅 대표가 내미는 손을 쉽게 거절할 수 있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들과 함께 할 경우 탄핵이 '반정부-친북 프레임'으로 전환될 위험도 뚜렷하지만, 이들을 제외하고 탄핵연대가 성사되는 것도 쉽지 않다.

민주당이 예전 광우병 집회 때 처럼 시민단체들과 '불가근불가원'하고 적절히 거리를 지키려 한다 해도, 예전처럼 민주당 원내 의원들이 정무적 판단이 가능한 구성원들이 아닌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민주당과 시민단체 사이는 유튜버들이 강력하게 연결 시키고 있어 결국은 친북프레임에 빠질 위험이 높다는 예상을 쉽게 할 수 있다.

민주당이 과연 언제 탄핵카드를 꺼내는지 보다 촛불행동 등 친북단체와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할지가 더욱 궁금해지는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