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임기를 깎아 정치를 개혁하려던 바보 대통령
임기를 1년 남짓 남긴 2007년 1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과 총선 주기를 일치시키고 권력구조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내용의 소위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했을 때,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했다.
명분 있는 정치적 결단에 쉽게 반론 포인트를 찾지 못하자 'baby talk'에 불과한 답을 내놓은 것이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에 실제로 반대측 조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단지 '정치적 주도권을 가지려는 정략적 의도'로 보인다는 이유로 반대한 것이었다.
토론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힘의 논리에 밀려 열흘 만에 개헌논의는 중단되었다.
남의 임기를 깎아 방탄하겠다는 야당
그로부터 18년 후, 다시 임기단축 개헌이 정가를 떠돌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김건희 리스크와 명태균 게이트로 인해 급락하며 국정 동력이 약화된 상태다. 이런 상황을 기회로 삼아 야당들은 ‘임기단축 개헌 국회의원 연대’를 결성하고, 대통령의 임기를 2년 단축하는 개헌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장경태·민형배·문정복·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가 참석했으며 현재까지 개헌연대 준비모임에 참여한 의원 수는 2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국민이 뽑은 국가 권력을 국민이 직접 해고하는 새 역사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윤 대통령의 임기를 2년 줄이는 개헌이야말로 현 정치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의 권력이 명태균이나 김건희 같은 선출되지 않은 인사들에 의해 휘둘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정치, 행정, 사법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노무현이 1년 단축을 제안했던 이유
이들은 '윤 대통령이 권력을 국민을 위해 사용하는 대신, 본인과 김 여사, 그리고 장모와 같은 가족 비리를 덮는 데에만 힘을 쏟았다'고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다. 주어와 목적어를 바꾸면 '민주당이 권력을 국민을 위해 사용하는 대신, 이재명 대표와 측근들의 사법적 리스크를 덮는 데에만 힘을 쏟았다'가 된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의 임기를 깎는 한이 있어도 정치개혁을 이뤄내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언급했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개혁의 정신은 무엇인가.
대통령 단임제가 책임정치를 약화시키고, 국가 전략의 연속성을 저해한다며, 대통령과 여당이 임기 끝까지 책임을 다할 수 있는 4년 연임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의 불일치로 인해 정권 심판론이 자주 등장하고,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어 주요 국가 과제가 지체되는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기를 일치시킴으로써 여소야대 정치구조를 극복하고, 국정의 책임성과 연속성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딱 작금의 2024년 정치상황을 내다본 것 같은 주장이다. 여소야대로 1년 365일 싸우는 정치가 아니라, 대통령과 여당이 소신을 갖고 정책을 전개하고 4년 후에 정당하게 심판을 받는 일하는 대한민국을 꿈꾼 것이다.
민주당은 왜 1년 단축이 아니라 2년 단축인가?
그것은 굳이 분석할 필요조차 없다. 그들의 입으로 직접 나온 말을 살피면 된다.
"탄핵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보수화된 헌법재판소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
"국민투표로 지루한 법리논쟁을 할 필요가 없으며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다."
민주당이 신임 헌법재판관 임명에 비협조해 '스스로 보수화시킨' 헌법재판소 말인가? 또한, 법리논쟁이 지루하게 느껴질 만큼 마음이 급한 이유는 이재명 대표의 대법원 판결 이전에 윤 대통령을 탄핵시켜야 하기 때문 아닌가?
2년 임기 단축 개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방탄 말고 무엇인가?
하다못해 4년 중임제 이야기는 나오지도 않았으며, 총선 대선 일치로 강력한 국정동력과 책임정치를 포기하는 것은 오로지 이재명 대표 방탄목적에 불과하지 않은가?
개헌을 위해서는 국민투표가 필요하다. 과연 국민의 절반이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의 방탄개헌에 동의를 해줄 것인가?
대안은 1년 임기 단축 개헌
급할 수록 돌아가자. 국정은 장난이 아니고 연습도 없다.
올해까지 대통령 부부 동시 특검이나 특별감찰관제 등에서 해답을 찾을 수 없다면 정치권이 연대하여 1년 임기 단축 개헌을 추진하자. 가능하다면 원포인트가 아닌 대한민국 권력구조 전체와 4차산업혁명의 위기를 개선할 수 있는 총체적 개헌으로 가자. 천 년 만년 시간 끌며 때를 놓치자는 것도 아니다. 87년 체제의 문제점 중 여야 모두가 동의하는 의제들을 모두 담고 가자. 논쟁이 길어질 사안은 과감히 버리자.
37년만의 개헌을 오직 이재명 마음 급하다는 이유 하나로 졸속으로 해치울 이유도 없고, 국가적 과제를 하나도 해결 못하는 방탄개헌이 되어야 할 이유도 전혀 없다.
2년 단축 개헌은 소모적 정쟁만 반복될 것이 명약관화하며 1년 단축 개헌은 여당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협치형 개헌이 될 것이다.
그렇게 국정동력을 잃은 윤석열 정부를 연착륙 시키고, 국가 권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행정적 일관성을 확보해 국민적 동의도 얻어가보자.
오직, 이재명 급한 사정 하나만 고려사항에서 제외하면 되는 것이다.
이 기사에 1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지금 국힘당과 민주당은 좋은 개헌을 안할것입니다.그래서 걱정 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이재명이 법대로 처벌 받는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죄명 속셈이 눈에 훤히 보이잖아요. 누가 개헌을 차기 대선도 아니고 현 대통령제에 적용? 참내 지금이라도 재판부에 죄지었다고 인정하고 싹싹 빌어 죄명아 구린 개헌의 꼼수를 국민들은 다 알고있다
이런 훌륭한 사설 모두 읽을 수 있게 공유 많이 해 주세요. 기사 감사합니다.
개헌을 하려면 국민투표로 결정해야하는데 국민들이 정치 혐오로 적대적 공방만하며 정치권으로 인해 차기 지도자가 안보이는 작금의 상황에서 윤이 싫다해도 임기 2년 단축하면 이재명에 대권을 넘기는 거나 마찬가지인 지금 상황에서 찬성할리 없겠죠
이재명이 뭐라고 모든 것을 이재명한테 맞추려하는지 화가 납니다 이재명은 그냥 개쓰레기일 뿐인데 배웠다는 놈들이 모두 이재명 이재명이러고 있으니 배운 놈들 하나도 안 부럽네요 이재명과 이재명의 민주당이 철저하게 망하길 바래봅니다
나라의 위기에 해법을 제시하는 이.. 오직 새미래민주당과 그 당원뿐.. ㅜㅠ
잘 읽었습니다. 사실만 나열하지도, 비판만 하지도 않는, 그것들과 함께 대안도 제안하는 이런 기사 정말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꼭 읽어야 할 내요.
잘 읽었습니다
읽고 갑니다~ 감사해요.
언론사 사설을 감동적으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읽었음. 참 잘 쓰셨음.
노무현 대통령님의 큰정치, 진정성의 정치가 몹시 그리운 시절입니다.
이재명의 더민주는 개헌 논의 발상부터 꼼수와 이재명의 이해관계를 따릅니다.
오호라 통재라
재명이를 치워야 비로소 길이 보일것 같습니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
공감 또 공감입니다
동감합니다-
이렇게 합리적이고 정연한 논리를 국민대다수가 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