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2시, 수원지방법원에서 김혜경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가 열린다.
김씨는 2021년 8월 2일 서울의 한 중식당에서 국회의원의 아내 등 6명의 밥값 10만 4000원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해 공직선거법을 위반(기부행위금지)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4일 김혜경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만에 하나 무죄가 나올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 이유를 정리해본다.
흔들리지 않는 사실관계
함께 배석했던 우 모 의원의 배우자 신모씨는 지난 6월 3일 법정에서 이번 사건 식사 모임의 결제에 대해선 "피고인과 식사비 부담 방식에 대해 조율한 적 없다. 나는 차를 빼달라고 해서 먼저 나왔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또 그 전후로 이뤄진 식사 결제는 "내가 현금으로 결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었다. 진술 일관성이 깨지며 신빙성이 떨어지게 되었다.
재판부는 이에 식당포스기 결제내역을 확인했고, 현금 결제 내역은 나오지 않았다. 동석자인 국회의원 배우자들이 각자결제를 주장하기 위해 10만4천원 중 해당 금액만큼 빼기 위한 알탕과 전복죽 포장 내역 역시 포스기에서 나오지 않아 김혜경 측의 진술 신빙성도 함께 파탄난 상황이다.
흔들리지 않는 상하관계
앞서 배소현씨의 판결문에는 '피고인(배소현)이 상하관계에서 김혜경을 보좌하였을 뿐, 단순히 친분관계에 따른 호의로 사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라고 분명히 적시되어 있다.
이미 지난 5월 재판에서 배소현이 제보자 조씨에게 ‘사모님이 내일 초밥 올려달라고 그랬어’라는 지시사항과, 제보자 조씨가 ‘회덮밥이 간장이냐 초밥이냐’ 배소현에게 묻는 통화 녹취록이 증거로 제시되었다. 검찰은 배소현에게 “음식 먹을 사람이 메뉴를 정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런데도 배소현은 부정했다. 재판장 역시 배소현에게 "회덮밥 양념을 정한 것이 누구냐"는 질문했고 배소현은 "내가 정했다"답했다. 여기서 재판부는 배소현에게 위증에 대한 경고를 4차례 했다.
배소현의 재판부는 둘의 관계를 김혜경이 상(上), 배소현이 하(下)인 상하관계로 규정했지만, 혹시라도 김혜경의 재판부가 '메뉴와 회덮밥 양념을 마음대로 결정하는 배소현'이 역으로 상(上)이라 판단한다면 김혜경은 무죄가 나올 것이다.
고의성의 문제
지난 7월 공판에서 배소현은 "피고인을 수행한 기간이 한 달 정도 된다고 했는데, 피고인의 첫 당부 외에 식대 결제에 관해 피고인과 의논한 적 있느냐"는 변호인 질문에 "처음에 원칙만 당부해주시고 그 뒤론 내가 다 결제했다. 이후 늘 선거 팀에서 2차 검수했다"고 답했다.
김혜경과 식사결제에 대해 단절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이 증언은 '김혜경에게 유리할 수 있는 증언을 왜 이제서야 했냐'는 검사의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고, 배소현은 '아무도 안 물어봐서'라는 답변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었다.
식사결제는 배소현이 '알아서' 하기로 했다는 증언인 만큼 김혜경에게 퇴로가 열렸지만, 문제는 '선거법상 기부행위가 불법인 것을 잘 몰랐다'로 빠져나가는 문이 막힌 것이다.
다음은 11월 재판에서의 재판장 신문 내용이다.
재판장 : 김혜경에게 대통령 후보자, 후보자가 되려는 자, 그 배우자가 자기 돈으로 누군가에 밥을 사주면 문제가 된다는 인식이 2021년 8월 당시에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배소현 : 그럼 안 된다고…(말씀하셨었죠)
재판장 : 10년 넘게 피고인 가까이 있었던 증인 입장에서 피고인에게 법에 위반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건가요?
배소현 : 네!
재판장 : 5선 국회의원의 아내(우원식 국회의장 부인)도 기부행위 위반인지 몰랐다는데, 왜 피고인은 안다는 것인가요?
이로써 김혜경은 '범죄의 고의성'까지 강화된 것이다.
이 기사에 2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제보자님 억울함 풀리려면 법카유용사건은 징역형 나와야해요.
성지 글이 되기를 바랐는데 역시 기피님이 이루셨군요. 축하합니다. 내일에는 재맹이에 대한 더 좋고 더 큰 뉴스를 전달해주시기를 또 기원해 봅니다.
성지순례
로또 1등 되게 해주세요
성지순례
늦게와도 설레는 팩트기사네요 ^^
꼭 150 나올거같은 ㅎㅎ??
쌍으로 저렇게 사악한 부부는 처음보는듯 꼴보기 싫으니 제발 둘 다 안보였음 좋겠네
판결로 정치가 제기능이 할 수 있길~~
역시 갑희님!
여기가 그 용하다는 거깁니까?
성지순례 ㅋㅋ
지금 오후 4시인데 결과가 몹시 궁금합니다.
위증죄 처벌을 강화해야 억지로 꼬리 자르기 당하는 하위직원이 없어지고 사법질서 문란 시도가 줄어들 거라 생각합니다. 조폭 두목 대신 깜방 다녀오는 깡패 조무래기들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네요.
이재명은 페북에 장문의 글을 썼더만요 갑자기 이럴때만 애처가인척
양념까지 정해주는 배소현은 못 이길텐데 ㅋ
저 쓰레기 부부 빨리 정치권에서 사라지길~
선거 때는 유권자도 밥값 조심하는데 한 두 번 선거 치룬 것도 아닌
출마자 부인이 밥값 낸 증거 내지도 못하고 현금 타령. 현금이면 당연히 영수증도 챙겼어야지
꼭 벌 받아야 합니다.
위증한 자들도 모두 엄벌에 처해야!
상식적으로 보면 이건 곧바로 빼박 유죄인데
법으로는 한참 걸렸네요.
담당 판사가 재판 재량권을 한껏 사용한 걸 보면
합당한 판결이 나올 것 같기도 한데
구 민주당원 입장에서 보면 참 괘씸해요.
경선 때 후보 부인이 민주당 다선, 최고의원들 부인을 만나
무리지어 다니며 매표를 한 거잖아요. 치 떨리는 인간들이어요.
두근대는 마음으로 2시를 기다립니다.
합당한 처벌 받기를 기대합니다.
사실 8월에 예정대로 진행되었으면 무죄가 될뻔했던 상황이었는데 재판장 재량으로 추가 공판을 진행한 덕분에 유죄 가능성이 높아져서 이 재판의 지연은 좋은 지연으로 기록될겁니다.
마음이 편안한게 어째 잘 될 것 같아요
이제 4시간 남았네요. 이 글이 성지가 되고 가피우스가 전설로 남기를 고대합니다.
잘읽었어요. 하나씩 차례로 순리대로 처벌받아야죠.
진짜 오래 걸렸지만 진실이 밝혀지고 죄의 댓가가 혹독하게 치러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