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허경영은 이재명의 미래다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4-09-21 23:56:44
  • 수정 2024-09-22 00:13:37
기사수정


이재명의 롤모델은 누구일까?


그의 팬덤들은 한때 이재명 앞에서 '한국의 두테르테'라는 피케팅을 한 바 있다.

전혀 반대의 의미로 하태경과 진중권 평론가는 각각 이재명을 '한국판 두테르테'라 비판한 적이 있다.

한때 언론이 이재명을 한국판 트럼프라 불렀지만 이재명은 스스로를 한국판 버니 샌더스라 불러달라 한 바 있다. 최근 이재명 측근들은 이재명을 김대중 전 대통령에 비교하는 일이 흔해졌다.

이재명은 20일 선거법 공판에서 스스로를 김구, 조봉암, 김대중에 빗대어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재명이 가장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온 인물은 누가 봐도 단연 허경영이다.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많은 것이다"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대선을 코앞에 둔 2022년 3월. 강원도 춘천에서 유세하던 이재명은 “누가 그랬지 않았습니까. 저도 동의하는 말인데,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너무 많다. 여러분 동의하시죠?”라 외쳤다.


그 '누가 그랬지 않았습니까'에서 '누가'를 맡고 있는 것이 바로 허경영이다. 이재명이 예전부터 저 워딩을 표절해서 사용해오긴 했으나 대선 정국에서 경쟁후보의 워딩을 따라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함할 일이다. 민주당원들의 자부심을 무너뜨릴만한 일이다.

허경영도 이번에는 참지 않고 즉각 대응했다. 

"허경영 정책에 이어 명언도 도둑질해서 화제로군요"


허경영 페이스북 캡쳐 

명언 뿐 아니라 공약까지 표절 했다니, 과연 사실일까? 사실이다.

이재명의 기본소득은 18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매달 150만원을 나눠주는 국민배당금제를 모방했다는 것이 허경영의 설명이다.

이재명의 경우 기본소득 뿐 아니라 기본주택, 기본금융, 기본자산 등등 시리즈를 이어나가는데, 그 역시 허경영의 수당시리즈의 모방이라 할 수 있다. 

허경영은 연애수당, 출산수당, 주부수당, 노인수당 등등 훨씬 더 다양하고 금액도 통이 크다. 기본 안경에 기본 공기청정기까지 '카다록(?)'도 다양하다. 

아마 지금쯤 이재명의 정책 멘토인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 허경영 공약집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 이재명이 집권 준비를 하라 지시했기 때문에 바쁠 것이다. 



무궁화 발차기 VS 부스터 발차기 


슬로건과 정책만 추종해 온 것이면 애써 우연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하다못해 발차기까지 따라하는 지점에서는 아마 지지자들도 낯이 뜨거워졌으리라. 역시 대선 국면에서 벌어진 '발차기 표절 사건'이다.



허경영 페이스북 캡쳐 

허경영이 자신의 '무궁화 발차기'를 따라하려면 출처를 밝혀 달라고 하자,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발차기는 '부스터 발차기'라 응수했다. 발차기 이름이 다르다고 표절이 아니라는 것 같은데, 발차기 이름까지 같으면 이재명이 대선후보인가? 허경영 선거 운동원이지. 


두 사람의 유사성 중에는 공권력을 변칙적으로 사용하는 로망이라는 점도 있다.

허경영은 택시기사를 민정 경찰로 사용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었고, 이재명은 지자체장이 특사경(특별사법경찰관)이라는 요상한 조직을 만들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든 적도 있다.


허경영이 유엔본부를 판문점으로 이전하자는 공약이 있다면 이재명은 평화부지사 집무실을 도라산 전망대에 설치한다면서 유엔사와 각을 세우기도 했다.



딴지일보의 승은(承恩)을 입었다는 점도 유사하다. 


딴지일보가 기인(畸人)에 불과했던 그를 과하게 띄워줬고, 이후 예능프로에 출연하는 계기가 되어 음지에 있어 마땅한 정치인이 양지로 드러나게 된 것은 누구도 부인 못할 것이다.

아래는 흔적이 남아있는 딴지의 기사 제목들이다. 


[속보] 이제 우리나라는 구원 받았다 !

[알현기] 허경영 총재 대선출마 선언식!!

[이너뷰] 출마 포기하신 허경영 총재님

[이너뷰] 총재님과의 임진각 잠깐 이너뷰

[공화당] 미래정치일정과 혁명공약

[경악] 허경영 총재님의 예언은 정확했따!!

[이너뷰] 허경영 총재의 시국진단 

[대선 묵시록] 열린우리당 허경영


이재명 역시 리모델링 전문 변호사나 정통 회장이나 하며 음지에 살았어야 할 인물이 김어준을 통해 결국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다. 



전과 만큼은 한때 이재명이 한 수 위였으나 


허경영은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선거법 위반 등으로 전과 3범이었다.

그러나 이재명은 전과 4범으로 한 수 위였다.

그러나 올해 6월 허경영이 건국 이래 선거법 부문에서 가장 높은 형량을 선고 받았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TV 방송 연설에서 "나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양자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선 정책보좌역이었다"라는 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것이다.


위의 내용을 읽고 나면 우리는 가벼운 충격을 받게 된다. 

2022년 대선이라면 바로 이재명이 뛰었던 그 대선, 그것도 선거법으로 기소된 그 선거가 아닌가. 

두 사람이 또 같은 선거에서 허위사실을 나란히 유포했다는 말이 아닌가. 

그런데 벌써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니, 그것도 6월에?


허경영인들 재판지연 전술을 모르겠는가? 그에게도 막강한 변호인단은 있다.

하지만 저렇게 쾌속 대법원 선고까지 받은 것은, 이번에도 이재명 보다 한 발 앞서나가기 위한 큰 그림은 아닐까?

이재명 역시 유죄가 확정 된다면 두 사람은 나란히 2034년까지 피선거권 박탈이 되는 점까지 똑같다. 


징역 2년, 최고 형량 구형 받은 두 남자 


검찰은 이재명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하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죄질에 따라 원칙대로 적용해야 하며, 피고인의 신분과 정치적 상황에 따라 공직선거법의 적용 잣대를 달리하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법의 취지는 몰각된다'며 사자후를 토했다.

일부 민주당 지지자는 정치판결이라 분노했지만, 그러려면 허경영의 재판에도 관심을 가지고 함께 분노해줬어야 한다. 


허경영의 경우는 누가봐도 객적은 망상성 허위사실 이었고, 당선가능성도 전무한 후보였기에 과연 저런 형량이 타당한가 고개를 갸웃거려지게 하는 면이 있다. 

그에 반해 이재명은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정도의 박빙승부였고, 허위사실의 종류도 다양하다.

또한 전파성도 허경영과 비교가 안된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시청률 높은 토론회도 아니고 지지율이 0에 수렴하는 후보의 TV 연설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반복성을 고려해도 이재명은 여러 차례였고, 국민적 관심사가 남다른 사안이었기에 선거법상에서 가장 중요한 '당선목적'의 허위사실이 너무나 명확하다. 


허경영이 만일 재판장에게 '어차피 당선 가능성도 0인데 제가 당선되려고 한 소리겠습니까? 웃자고 해본 소리지요.'라고 변론했다면 차마 저런 선고를 했을까?


아직도 이재명이 벌금 90만원 정도 받을 것이라 절망회로를 돌리는 분들이 있을 줄 안다. 그럴 때는 고개를 들어 허경영의 판결문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이병철의 양자'라는 것이 호적등본을 뗀다고 나오는 것도 아니고 '박정희의 비선 보좌역'이 실제 기록에 남지도 않으니 검찰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도 쉽지는 않을 텐데도 최고형량이 선고되었다.



허경영은 이재명의 미래다 


허경영은 늘 이재명의 미래였고, 등대였다. 허경영은 실형을 선고 받고 집행유예를 받았지만 다른 혐의가 너무 많아 구속을 피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두 사람 모두 2034년 이후에 정치적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허경영은 정치와 종교를 결합해 새로운 출구를 찾았다. 이제는 하늘궁에서 거주하며 정치로 호기심을 가졌다가 종교로 빠져든 신도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다.

이재명에게도 허경영 못지 않은 추종자들이 존재하고, 허경영만큼의 카리스마와 대중선동술 정도는 가지고 있다. 모자라는 점은 차차 갈고 닦으면 될 일이다. 먼저 가신 선구자의 길을 묵묵히 따라 걸으면 어떨까. 


TAG
12

이 기사에 6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09-22 07:39:06

    멋진 기사입니다!
    두사람은 대한민국의 암적 존재입니다.
    격리시키는게 답입니다!
    늘 고맙습니다!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화이팅!!!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09-22 07:23:19

    허경영에겐 하늘궁만 있지만 이재명에겐 부선궁 혜경궁 보험궁 현지궁 또 뭐가 있더라?
    암튼 궁들에 있어서 만큼은 이재명이 월등하네요 ㅋㅋ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09-22 03:06:04

    님께서 가신 길을 따라 감옥에 가자. 올해 안에 가자. 솔직히.감방에 있는 게 밖에 있는것보다 훨씬 안전하잖니

  • 프로필이미지
    chureee2024-09-22 00:41:03

    Oh.....
    그러네요. 우리는 이제 새로운 사이비의 출현을 목격하겠네요.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ㅉㅃ들 보면 필시 그들은 이재명을 신으로 추앙을 하게 되겠습니다. ㅎㅎㅎ
    그러나 저러나 어디에 서식하게 될까요? ㅎ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09-22 00:31:23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진짜 그렇네요. 기자님의 통찰력에 감탄하고 갑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09-22 00:07:59

    허경영과 같은 길을 쭉 걷기를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계솤ㅎ"

국가과제 연구원
아페리레
웰컴퓨터
아페리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